
2026년, 고용노동부는 대한민국 노동 시장의 패러다임을 뒤흔들 수 있는 새로운 법안을 추진 중입니다.
바로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 제정과 함께, 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도 일단 ‘근로자’로 간주하는 ‘근로자 추정제’ 도입안입니다.
이 법안은 “일하는 모든 사람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으나,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에서 실효성, 혼란, 과도한 부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렇다면 이 법안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으며, 왜 논란이 되는 걸까요?
1.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이란?
정부가 추진 중인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은 기존 노동법이 보호하지 못했던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플랫폼 종사자 등 비정형 근로자를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는 법안입니다.
기존의 근로기준법은 ‘근로자’라는 법적 정의에 해당하는 사람에게만 적용됩니다.
즉, 고용계약을 맺고 사용자 지휘·감독 하에 일하며 임금을 받는 경우에만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습니다.
배달기사, 콘텐츠 크리에이터, 플랫폼 드라이버, 온라인 쇼핑몰 관리자 등 고용의 경계가 모호한 직종이 급증하며, 기존 법체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습니다.
이에 따라 새로 제정될 ‘기본법’은 계약 형태와 무관하게, 노무를 제공하고 보수를 받는 모든 사람을 ‘일하는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이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금지, 분쟁조정, 불이익 처우 금지 등의 권리를 보장하고, ‘권리지원재단(가칭)’을 통해 법률·상담·구제 절차를 제공합니다.
2. 핵심 쟁점: ‘근로자 추정제’란 무엇인가?
가장 주목받는 조항은 근로자 추정제입니다.
이 제도는, 누군가 타인을 위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노무를 제공했다면 형식적 계약 유형과 관계없이 ‘근로자’로 간주하는 조항입니다.
예를 들어 프리랜서 계약서를 작성했더라도, 실제로는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한 경우라면 근로자성이 ‘추정’되고, 사업주가 그 반대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법적 근로자로 인정됩니다.
이는 ‘가짜 3.3% 프리랜서(근로자임에도 프리랜서로 위장)’ 등의 사례를 줄이고, 노동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목적을 담고 있습니다.
3. 사용자 측 반응: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무너진다”
고용의 문턱이 낮아지는 대신, 사용자(사업주)의 부담은 훨씬 커지게 됩니다.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사업주는 고용보험, 산재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의 절반을 부담해야 하며,
해고 제한, 연차수당, 초과근로수당, 산업안전 책임 등도 따라오게 됩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사용자 단체는 “영세 사업장의 법적 리스크가 폭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합니다.
특히 중소기업·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분쟁 발생 시 법적 대응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한편, 노동위나 법원에서 근로자성을 다툴 경우, 소송비용만 최소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를 수 있어
이 법이 실효보다는 ‘리스크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4. 노동계 반응: “제도는 진일보, 하지만 여전히 불완전”
한편, 오히려 이 제도를 요구해온 노동계도 비판적입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모두 “기본법 제정만으로는 부족하다”, “근로기준법상 정의를 수정해야 한다”며 입장을 내놨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근로자 추정제’가 있어도 노동자가 스스로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아야만 보호받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적 진입장벽으로, 오히려 노동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특히 플랫폼 노동자나 여성 프리랜서 등 취약한 계층일수록 법적 대응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됩니다.
5. 해외 사례와 비교: 글로벌 기준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근로자 추정제는 국제적으로도 관심을 받는 이슈입니다.
2023년, 유럽연합(EU)은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 지침안’을 통해 “노무 제공 시 일정 조건 충족 시 근로자로 간주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AB5 법안’을 통해 기존 ‘자영업자’로 분류되던 플랫폼 노동자 일부를 직접고용 근로자로 재정의했습니다.
이와 같은 세계적 흐름을 볼 때, 한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보편적 노동 권리 보장’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6. 결론: 사회적 합의와 체계적 제도 설계가 관건
정부는 이번 법안을 2026년 5월 1일, 노동절 전까지 입법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계·경영계 모두가 우려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 현장의 수용성 없이 밀어붙인다면 제도는 껍데기만 남을 위험이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근로자 보호’와 ‘현장 혼란 방지’라는 두 목표의 균형점을 찾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분쟁 해결 체계 강화, 사용자 부담 완화 장치, 그리고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제도와 같은 다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